밭은 숨결이 잇새로 새어 나왔다. 누가 보아도 위독할 만큼 핏자국을 흘려대는 사내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었다. 선득한 핏자국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그를 따라온 궤적은 지독할 만큼 그를 따라다니고는 했다. 갈수록 지쳤는지 핏자국의 간격은 점점 좁아지고 흐드러지게 뭉텅이로 피어 있다. 웅덩이가 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 할 만큼 안쓰러워 보이는 혈흔이 두렵게 따라다니고, 순사라는 이름의 승냥이 떼가 몰려 들지 않도록 숨을 숨기고 있었지만 오늘따라 키가 크고 날렵한 자신의 몸은 발가벗겨진 것처럼 느껴졌다.‘조금만, 더 가면…….’조금만. 그 한마디로 자신을 속이면서 어떻게든 피했다. 복면을 쓰고 있어 숨도 제대로 내쉴 수 없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탈 듯한 갈망과 함께 갈증이 올라왔다. 이렇게 피..